📍《1편 - 시장, 그 골목의 기억 – 어릴 적 엄마 손잡고 갔던 남대문 시장》
🍋참외 한 봉지에 담긴 인사
어릴 적, 나는 어머니 손을 잡고 남대문 시장에 자주 갔다.
그때의 시장은 물건을 사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러 가는 골목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어머니의 친구분이 하시던 과일 가게.
우리가 가게 앞에만 서면
“얘 많이 컸네~” 하며 잘 익은 참외를 한 봉지 덤으로 얹어주시곤 했다.
계산기보다 마음이 먼저 작동하던 시절,
그 따뜻한 인심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 이 빠진 뚝배기, 깍두기 국물과 파 듬뿍 설렁탕
장을 다 본 날이면 어머니는
과일가게 친구분과 함께
시장 안 가게에서 설렁탕을 시켜 드셨다.
배달은 참 정겨웠다.
설렁탕은 이 빠진 뚝배기에 국물째 담긴 채,
신문지로 툭 덮어 쟁반 위에 올려져 도착했다.
뚝배기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 옆에는 인심 좋게 파를 듬뿍 담은 그릇과
투박한 시장식 깍두기가 함께 따라왔다.
그 파를 한가득 설렁탕에 풀어 넣고,
깍두기 국물을 살짝 흘려 감칠맛을 더하면
국민(초등)학생이던 내 입맛에도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
국물 한 숟갈, 깍두기 한 점,
그리고 잠시 숨을 돌리며 나누던
두 어머니의 웃음.
그건 시장 한복판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박하고 따뜻한 점심의 풍경이었다.

📱 클릭 한 번의 시대, 사라진 온기
요즘은 그런 시장을 잘 가지 않는다.
장바구니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시장 골목 대신 배송 앱을 켠다.
‘참외’ 하나 검색하면 클릭 한 번에 새벽배송.
참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그 편리함 안에
뚝배기의 온기나 깍두기의 정이 담겨 있을까?

🌿 다시, 마음을 담은 작은 시장을 꿈꾸며
그 과일가게 아주머니의 손길,
설렁탕을 사이에 두고 웃던 엄마의 얼굴,
시장 골목의 정겨운 인사들.
세상이 바뀌었지만
그 따뜻함은 다른 모습으로라도
지금 우리의 시장 속에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나도,
마음이 담긴 디지털 상점을 꿈꾼다.
새벽배송 박스 대신,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시장을.

📝 이번 시리즈를 시작하며
그 시절 남대문 시장 골목에서
뚝배기 설렁탕과 깍두기 한그릇을 나누던
엄마와 친구분의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이제는 손에 장바구니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그 시절의 뚝배기 대신
새벽배송 박스가 문 앞에 놓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정이 담긴 시장”**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그 따뜻한 골목이 어떻게 ‘디지털 시장’으로 바뀌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정(情)’을 주고받는지
함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2편 – 클릭 한 번의 시대, 사라진 온기와 새로운 연결》
기대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