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악은 누구를 위한 걸까
요즘은 AI로 음악을 만드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버튼 몇 번이면 멜로디가 만들어지고, 분위기와 장르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 음악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기술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살아오며 음악이 필요했던 순간들,
그리고 그 음악들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분리불안이 유독 심했던 우리 강아지
우리 집 강아지는 분리불안이 유독 심한 아이였습니다.
외출 준비를 하면 현관 앞을 서성이며
불안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을 나설 때
유튜브에서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곤 했습니다.
그 음악이 정말 위로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집 안이 완전히 조용하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노령견이 되어 집에서 걷기 연습을 하던 시간
시간이 흐르며 강아지는 노령견이 되었습니다.
밖에서 마음껏 산책하기보다는
집 안에서 천천히 걷기 연습을 해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며 한 발, 한 발 움직이던 시간입니다.
그때도 저는 음악을 틀어두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음악은
걷기 연습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해주기 위한 배경이었습니다.

그때 집 안에 흐르던 음악
그래서 문득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때 집 안에 흐르던 음악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됩니다.
느리지 않게 서두르지 않고,
갑작스럽지 않으며,
조용히 공간을 채워주던 음악이었습니다.
잠들지 못하던 치매 어머니의 밤
강아지의 기억은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치매 증상이 심해지며
어머니는 불안장애와 불면으로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밤이 되면 쉽게 잠들지 못했고,
자주 깨며 이유 없이 불안해하셨습니다.
말로는 위로가 닿지 않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 중 하나는
조용한 명상 음악을 틀어드리는 일이었습니다.

말 대신 소리로 곁에 있었던 순간들
강아지와 어머니를 비교하고 싶은 마음은 아닙니다.
다만 두 시간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말이 닿지 않는 상태에서,
소리만이 곁에 머물 수 있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 음악들은 ‘좋은 음악’이라기보다는
불안을 조금 낮춰주고,
공간을 채워주며,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음악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저는
강아지를 위한 음악,
그리고 우리를 위한 음악을
AI로 직접 만들어보려 합니다.
잘 들리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의도된 음악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먼저 강아지를 위한 음악을 만들어보며
그 소리가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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