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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티의 따뜻한 일상

[여름 특집 2편] 계곡에 발 담근 여름날, 아버지와 함께한 백담계곡

by Don.T 2025. 7. 30.

90을 바라보시는 아버지를 모시고
강원도 백담계곡에 다녀왔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가족과의 여행을 누구보다 즐기셨던 아버지.
언제나 먼저 나서서 일정을 짜고,
"어디든 가보자" 하시던 분이셨지요.
 
하지만 서울에서 수십 년을 살아오신 지금,
이제는 먼 길이 쉽지 않으셔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점점 망설이게 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들끼리 나눈 대화 속에서
이번에 다 같이 계곡이나 한번 다녀올까?
하는 말이 툭 나왔고,
 
아버지도 “그래, 날씨도 덥고 좋지” 하시며
뜻밖의 미소로 응답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소풍처럼 갑자기 떠난 강원도 계곡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큰 준비도, 특별한 계획도 없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였지요.

소풍처럼 갑자기 떠난 강원도 계곡 여행길

 


게다가 다행히도
고속도로가 잘 닦인 덕분에
예전엔 3~4시간 걸리던 거리를
이젠 2시간이면 닿을 수 있었고,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맑고 시원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백담계곡에 닿자마자
맑은 물소리와 초록빛 그늘이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스치는 시원한 바람은
긴 여름 끝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처럼
우리 곁을 조용히 스며들었지요.

계곡물은 살짝 서늘할 뿐,
몸을 움츠릴 만큼 차갑진 않았지만
그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무더위도, 마음속 복잡한 생각들도
조용히 흘러가버렸습니다.


계곡의 돌이 울퉁불퉁해서
혹여 아버지께서 넘어지실까
형제들 모두 조심스레 아버지를 부축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습니다.

한 돌, 한 돌 균형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딛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 우리가 아버지 손을 붙잡고 걷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손을 잡아드릴 차례라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짠해졌습니다.



그날 밤, 예전 가족앨범에서
80년대 계곡에 놀러간 빛바랜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땐 우리가 작았고,
아버지는 듬직한 산처럼 크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그 옛날의 물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날의 햇살은 여전히 따뜻했습니다.


👨‍👩‍👧‍👦
부모님과의 여행, 망설이지 마세요.
꼭 멀리 가지 않아도,
한 번의 계곡 나들이가
가족 모두의 추억 속에 평생 남게 될 거예요.
지금까지 돈티의 가족이야기 였습니다


👉 다음 이야기 예고
“70년 지기, 아버지의 친구를 만나다”
– 양양 숲속 베이커리에서 펼쳐진
아버지의 청춘과 우정의 재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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