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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티의 따뜻한 일상

2월의 시작

by Don.T 2026. 2. 1.

2월은 날이 짧습니다.
아침 해는 늦게 얼굴을 내밀고,
저녁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옵니다.
하루가 아직 완전히 깨어나기도 전에
어둠이 다시 문을 두드리는 느낌이죠.

그래서인지 2월은
무언가를 빠르게 해내기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달입니다.
몸도 마음도 아직 겨울의 리듬 안에 있고,
계절 역시 한 발짝쯤 뒤에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겉으로 보면 여전히 겨울인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미 봄을 준비하는 시간 같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다음 계절을 향한 준비가 시작되고 있는 시간 말입니다.



2월에는 구정이라는 연휴도 있습니다.
길게 떠나기보다는
같은 자리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르게 되는 날들.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TV 소리가 배경이 되고,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해지는 시간입니다.

어릴 적에는
명절이 기다려지는 날이었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어쩐지 마음이 먼저 피곤해지는 날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의 구정은
‘함께 있는 시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무언가를 꼭 잘 해내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같은 테이블에 앉아
따뜻한 음식을 나누는 것만으로
하루가 완성되는 날들입니다.



2월은 그런 달입니다.
계획을 세우라고 재촉하지도 않고,
당장 달려가라고 등을 떠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만 더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달처럼 느껴집니다.

낮은 짧고,
밤은 아직 길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서
봄은 천천히 준비되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계절은 늘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2월의 시작에는
큰 다짐 대신
가벼운 인사만 남기려 합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 속도가 느려 보여도 괜찮은 시간이라고.

짧은 날과 긴 밤 사이에서
봄을 준비하는 달, 2월.
이 달이
조금은 느리고,
조금은 조용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무탈하게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2월의 시작,
이야기보다 인사로 대신합니다.
이번 달도,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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