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마지막 생일파티, 그리고 우리가 새롭게 깨달은 것들
지난주 수요일, 우리 가족은 어머니의 마지막 생일파티를 조용하게 함께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부모님이 소천하신 뒤에는
생일을 더 이상 기념하지 않고 기일만 챙기는 관습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은
규칙과 절차는 지켜야 한다고 믿어왔고,
자연스럽게 그 관습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 어머니가 소천하신 뒤,
아버지는 조용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이번 생일만은… 마지막으로 챙겨드리고 싶다.”
그 한마디 앞에서
가족들은
‘관습은 그렇다지만… 이번만큼은 아버지 마음을 따라야겠다’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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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예배 형태로 드린 조용한 생일
우리는 소박한 추모예배의 형태로 생일을 기념했습니다.
기도를 드리고, 어머니의 사진을 바라보며
감사와 그리움을 나누는 시간.
아버지는 여러 감정이 오가는 듯
말없이 깊은 표정을 지으셨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저 또한 마음이 뜨겁게 흔들렸습니다.
어머니가 곁에 계시던 때처럼
생일 케이크를 나누진 못했지만,
그 자리에는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감사가
고요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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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습보다 중요한 건 ‘가족의 마음’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관습이라는 다수의 경험을 따라 행동하곤 하지만,
그 틀에 꼭 머물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번 시간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정해놓은 방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순간 우리 가족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었습니다.
> “가족이 원하면 하는 것이다.
마음이 움직이면 그게 답이다.”
그날 우리가 선택한 방식은
관습을 거스르는 행동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가장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마음의 흐름이었음을
지금은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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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으로 남겨두는 이유
어머니의 생일을 다시 기념한 것은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이겠지만,
그날 느낀 온도와 감정은
오래 남을 것 같아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지난주 연재 글에서 저는
제가 처음 동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가
치매로 힘들어하시던 어머니를 기록하고,
그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몸은 이제 우리 곁에 없지만,
어머니가 남기신 사랑, 배려, 나눔의 삶은
지금도 마음속에 분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블로그라는 작은 공간에
그 기억을 한 줄, 한 장면씩 남깁니다.
기록한다는 것은
시간을 붙잡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한 일이라는 것을
어머니를 통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어머니의 마음을 닮아 살아가길 바라며,
오늘의 기록을 여기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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