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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기획]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 – 돌담길을 걷던 두 사람
그 시작은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시골에서 자라신 아버지,1957년 공부 하나를 붙잡고 서울로 올라오셨고그 길의 시작에는재봉틀을 팔아아버지의 손에 돈을 쥐어주신할머니의 마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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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 줄거리
전쟁 이후, 다시 삶을 이어가던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는 체신부에서 처음 만나게 됩니다.
첫 출근 날,
어머니의 뒤자리에서 시작된 인연은
작은 미소 하나로 기억에 남게 되었고,
이후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걷고
아현동 집 앞까지 바래다주던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조용히 이어졌습니다.
수년의 시간이 흐른 뒤,
먼저 마음을 건넨 사람은 어머니였고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자라신 어머니와
시골에서 상경한 아버지 사이의 차이로 인해
가족의 반대가 있었고,
두 사람의 결혼은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그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르게 된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두 분의 결혼은
쉽지 않았다고 하셨다.
서울 토박이였던 어머니는
시골에서 상경한 아버지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셨고,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어머니,
나에게는 외할머니를
처음 다방에서 뵈었다고 한다.
그날의 기억을
아버지는 오랫동안 간직하고 계셨다.
하얀 한복을 입으신 분이
다방 문을 열고 들어오셨을 때,
마치 선녀 같았다고.
그 순간이
지금까지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한다.
지금은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다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했다.
아버지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힘이 있으신 분이라고.
말이 아니라
태도와 마음으로
상대에게 다가가는 사람.
외할머니께서는
그 마음을 보셨던 것 같다.
지금의 형편이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을 보고
아버지를 허락해 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시간이 지나며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아버지는 평생
처가집에 정성을 다하셨고,
훗날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늘 곁에서
극진하게 모셨다.
그 모습은
지금까지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양가의 허락을 받은 뒤,
두 분은 몇 개월 후
간단한 약혼을 하고
곧바로 결혼을 하셨다고 한다.
거창한 예식은 없었고,
사진 몇 장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가난했지만
함께였던 시간.
월세방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같은 체신부에 다니며
조용히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시대의 흐름이
두 사람의 삶을 다시 흔들게 된다.
5·16 군사정변 이후,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공무원에게는
군 입대를 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라는 선택이 주어졌다고 한다.
그 시절
아버지는 영어학과를 졸업해
교사가 될 수 있는 길도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고 한다.
“지방으로 내려가 교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지만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절대 안 돼요.”

그 한마디는
두 사람의 삶을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
다음 이야기는
그 선택 이후,
두 사람이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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